16. 격차의 시작 : 리터러시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의 '정보 권력' 차이
기술의 어두운 면을 직시했다면, 이제 그 기술이 만드는 진짜 격차를 바라봐야 합니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한 아들에게 최신형 노트북을 사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비싼 기기가 과연 아이의 경쟁력이 될까?" 과거에는 기기가 있느냐 없느냐가 격차를 만들었지만, AI 시대를 공부하며 알게 된 사실은 이제 '어떻게 쓰느냐'가 부와 계급을 가르는 '디지털 디바이드 2.0(Digital Divide 2.0)'의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정보통신 정책연구원의 자료를 분석하며, 저는 단순히 기기를 사주는 것을 넘어 아이에게 '정보 권력'을 쥐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습니다.
1. '디지털 디바이드 2.0': 기기의 소유를 넘어 활용 능력의 격차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보 격차는 이제 인터넷 접속 여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2025년 세계 교육의 날을 맞아 "기술에 대한 의존이 인간의 주체성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교육 신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불평등을 지적했습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2025.01]
이 새로운 격차는 바로 '활용 능력'에서 옵니다. 어떤 아이는 AI를 이용해 복잡한 코딩을 뚝딱 해내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3D 모델로 구현해내지만(생산자), 어떤 아이는 그저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숏폼 영상을 소비하는 데(소비자) 그칩니다. 2024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 수준이 일반 국민의 76.9%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 격차가 곧 미래의 소득 격차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 2025.11] 아빠로서 제가 경계하는 것은 아들이 '디지털 네이티브' 라는 허울 아래, 실제로는 기술의 하위 계층으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핵심 포인트
- 접근 격차 vs 활용 격차: 기기가 있는지보다, 그 기기로 무엇을 생산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 소득과의 상관관계: AI 활용 능력이 높은 그룹은 미래 노동 시장에서 더 높은 연봉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 부모의 역할: 기기 사주기(물리적 접근)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활용법 교육(질적 접근)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 정보의 수혜자인가, 소외자인가? 리터러시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벽
'모두를 위한 AI 교육(AI for All)'을 목표로 AI 중점학교를 2,000개교까지 확대하고, 소외계층을 위한 맞춤형 AI 교육을 지원한다고 교육부의 2026년 업무계획에서 확인 됩니다.[교육부 업무계획, 2025.11] 이는 역설적으로, 지금 이 교육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우리 아이가 미래 사회의 '주류'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보고서 역시 아동의 스크린 타임 증가가 주의력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디지털 기기 사용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역량 강화'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 합니다.[뉴시스, 2025.08] 정보를 검색하고, AI에게 질문하여 원하는 답을 얻어내는 '프롬프트 리터러시'가 없는 아이는, 정보를 가진 자들이 만들어 놓은 시스템 안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부속품이 될 위험이 큽니다. 저는 아들에게 "검색해서 나오는 건 지식이 아니야. 그걸 연결해서 네 생각을 만드는 게 진짜 힘이야"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3. 공교육의 한계를 넘어 가정에서 채워줘야 할 역량 격차
학교에서도 2026년부터 정보 교육 시수를 2배로 늘리고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등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교육부 보도자료, 2025.12] 하지만 정책이 현장에 정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결국 가정의 몫입니다.
저는 아들과 함께 '정보 사냥 대회'를 해볼 생각입니다. 특정 주제(예: 2026년 월드컵 개최지)에 대해 단순히 사실만 찾는 것이 아니라, AI 도구를 활용해 경기장 조감도를 찾아보고, 여행 경비를 산출해보는 등 정보를 '가공'하는 연습입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무엇을 도입할 것인가"보다 "어떤 관점으로 판단할 것인가"가 얼마나 중요한지 테크빌교육의 리포트에서도 언급한 중요점이기 때문입니다. [헬로티, 2026.01]
마무리
정보 권력의 차이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벽이 될 수 있습니다. 아빠인 저부터 스마트폰을 단순히 뉴스를 보는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분석하는 도구로 쓰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겠습니다. 리터러시는 우리 아이가 미래의 계급 사회에서 당당히 주인으로 서게 할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 글을 읽고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 3가지
- 우리 아이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무언가를 '창작'해 본 경험이 있나요? (코딩, 영상 편집, 글쓰기 등)
- 학교에서 제공하는 AI 교육 프로그램이나 방과 후 활동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요?
- 부모인 나는 정보를 찾을 때 AI 도구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나요?
참고자료
• AI 시대에도 교육 격차 완화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 (교육부)
• 디지털 전환 시대의 영유아 보육·교육 (서울시여성가족재단)
• 테크빌교육, 'AI 디지털 교육 트렌드 리포트 2026' 출간 (헬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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