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창의성의 재정의: AI가 그림을 그릴 때, 우리 아이는 무엇을 '명령'해야 할까?
정보의 격차를 넘어섰다면, 이제 그 정보를 재료 삼아 무엇을 만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만약에 아들이 미술 숙제를 한다며 생성형 AI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았다면, 솔직히 '저게 무슨 공부가 될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매일경제의 AI 특집 기사와 교육 전문가들의 칼럼을 읽으며 이런 저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됐습니다. 붓을 쥐는 기술(Skill)이 AI에게 넘어간 지금, 인간에게 요구되는 진짜 창의성은 '무엇을 그릴지'를 결정하고 기계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기획력'과 '오케스트레이션(조율) 능력'이었습니다.
1. '그리는 기술'은 AI에게, '무엇을 그릴지'는 인간에게
치한 위 애피어 CEO는 "AI는 데이터가 있어야 답을 내지만, 데이터가 없는 영역에서 창의적 해법을 찾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2026년 AI 트렌드를 전망한 매일경제 기사를 읽었습니다.[매일경제, 2026.01] 즉, 붓질을 얼마나 정교하게 하느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려 합니다. "AI는 최고의 물감이이자 붓이야. 하지만 어떤 그림을 그릴지 상상하고, AI가 엉뚱한 색을 칠했을 때 '아니야, 다시 이렇게 해줘'라고 명령하는 건 오직 너만이 할 수 있어." 이것이 바로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즉 인간의 개입과 판단이 기술의 완성도를 결정한다는 새로운 창의성의 정의입니다.[교육을 비추다, 2025.10]
핵심 포인트
- 역할의 전환: 인간은 '제작자'에서 '지휘자(Conductor)'로 변모해야 합니다.
- 질문의 예술: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기 위한 정교한 프롬프트 작성 능력이 곧 창의력입니다.
- 고유성(Originality): AI가 평균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때, 나만의 철학으로 비범함을 더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2. 융합적 사고: 서로 다른 데이터를 연결하는 인간만의 능력
송길영 작가는 "기능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자신만의 서사, 철학,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매일경제, 2026.01]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했지만, 서로 관련 없어 보이는 A와 B를 연결해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 '융합적 사고'는 서툽니다.
예를 들어, 아들이 역사 숙제를 할 때 단순히 연도를 외우는 대신, "조선시대에 AI가 있었다면 거북선 설계를 어떻게 도왔을까?" 같은 엉뚱한 상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융합적 질문이 AI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뚫고 창의적인 답을 이끌어내는 열쇠가 됩니다. 데니스 홍 교수 역시 "문제 해결 능력이나 특정 문제에 집중하는 창의력은 여전히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매일경제, 2026.01]
3. 예술적 감수성과 공감: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창작의 영역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2025년 보고서는 AI 시대일수록 공감 능력, 다양성 수용 등 인간 고유의 사회적 감수성이 절실하다고 제언했습니다. [뉴시스, 2025.08] AI가 시 한 편을 1초 만에 쓸 수는 있지만, 그 시를 읽고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거나 위로를 건네는 것은 인간의 몫입니다.
창의성은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을 만드는 힘입니다. 저는 아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 이전에, 좋은 책을 읽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며 **'마음의 근육'**을 키워주는 것이 AI 시대 최고의 창의성 교육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마무리
AI가 그림을 그리는 시대, 우리 아이는 붓을 뺏긴 것이 아니라 '지휘봉'을 얻은 것입니다. 아빠인 제가 해야 할 일은 아이의 엉뚱한 상상을 비웃지 않고, "그 생각을 AI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봐 주는 것입니다. 그 질문 하나가 아이를 단순한 기술 사용자가 아닌, 기술을 부리는 창조자로 만들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스스로에게 던져볼 질문 3가지
1. 아이가 엉뚱한 질문을 했을 때, "쓸데없는 소리 말고 공부해"라고 핀잔준 적은 없나요?
2. AI가 만든 결과물에 아이만의 생각이나 감정을 더해보라고 제안해 본 적이 있나요?
3. 우리 아이만이 가진 고유한 취향이나 관심사(덕질)를 창의성의 원천으로 인정해주고 있나요?
참고자료
• 수고로움은 AI가 덜어내고, 인간은 더 큰 방향 제시 (매일경제)
• 2026 트렌드 코리아 키워드 발표 [교육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교육을 비추다)
• 디지털 전환 시대의 영유아 보육·교육 (서울시여성가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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